며칠 전에 친구가 결혼을 했다. 회사입사동기인 그 친구는 결혼 날을 잡아 놓고 나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며 날 불렀다. 그 친구는 나에게 “나 결혼해. 근데 주례 좀 서줄래? 지금 장난하는 거 아니고 같이 결혼할 사람에게도 다 이야기 했고 서로 그렇게 하자고 했어.” 곧 그 친구가 결혼할 거라는 걸 미리 알고 있던 나는 할 말이 있다하기에 결혼식 날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려는 모양이라고 예상했는데 주례라니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탁이었다. 그래서 난 그 친구에게 “난 이제 결혼을 한지 10년 정도 밖에 안됐고 또 결혼을 하는 새로운 부부에게 잘 살라고 할 만한 결혼생활을 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그리고 내가 만약 주례를 서게 된다면 그 결혼식은 코미디가 될 꺼야! 더군다나 난 결혼이라는 형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그런 내가 어떻게 결혼식 주례를 하겠니?”라고 하며  정중히 사양을 했다. 그 친구는 계속해서 부탁을 했지만 난 들어 줄 수가 없었다. 난 결혼을 했지만 결혼이라는 형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랑하는데 계약서 따위를 쓰고 그걸 행정기관에 신고하고 왜 우리 사랑을 국가에 신고를 해야 하는지 그게 싫다.
그 친구의 부탁을 듣고 주례는 아니라도 어떤 축하의 말을 해 줄까 한번 생각해 보았다. “둘이 만나 결혼을 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야. 하나가 되려고 하지 말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싸움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거나 가르치려 할 때 발생이 된데. 그러니 상대를 가르치려고, 이해시키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으로 나두면 그 안에서 아름다운 조화를 찾을 수 있을 거야.”라고 말해 주었다.
ㅋㅋㅋ 사실 난 그렇게 못하고 있는데 나도 나와 나의 옆을 항상 있어주는 옆지기와 아름다운 조화를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