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윤상이와 겨울방학동안 몇 가지 실천하자고 약속을 했다. ‘우리 동네 도서관 가기와 박물관, 문화유적지 찾아가기’ 이다.

윤상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간 곳은 경기도 파주 임진강 부근에 있는 반구정이다. 반구정은 조선시대 청백리의 상징 황희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친구 삼아 여생을 보내시던 곳이다.

임진강 기슭에 세운 정자로 낙하진과 가깝게 있어 원래는 낙하정이라 불렀다.
반구정은 황희가 죽은 후 조상을 추모하는 전국의 선비들이 유적지로 보호하여 오다가 한국전쟁 때 모두 불타 버렸다. 그 뒤 이 근처의 후손들이 부분적으로 복구해 오다가 1967년 크게 고쳐지었다.

조선시대 정승이었던 황희선생은 많은 업적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선비, 농부, 장인, 상인의계급적 신분이 확고했던 15세기에 노비출신이라도 능력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했으며, 관청의 여종에게 산월과 산후 100일간의 출산휴가를 주는 것을 제도화 하는 등 평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고, 나라의 주인을 백성으로 보고 모든 백성은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언론자유’와 ‘여론존중’을 위하여 힘을 기울이셨다고 한다. 지금의 정치인들이 갖추어야 할 매우 중요한 덕목이고 지금시대에 황희선생과 같은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난 윤상이에게 ‘평등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가치이고 그 평등의 가치를 지키고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치를 이야기하며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말하며 황희선생은 그런 점에서 매우 배울 것이 많고 존경받을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새 학기가 되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윤상이에게 좋은 현장학습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